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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새롭게 제시한 핵심 조건 중 하나는 바로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무역 협상의 주된 테마로 떠오르며 한국 정부와 조선업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이란?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미국 제조업 재건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국방, 해양운송, 에너지 자립 등의 핵심 분야에서
미국 내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되살리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무기로 활용해 주요 교역국으로부터
더 유리한 무역 조건을 이끌어내려는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최근 일본, 유럽연합과의 관세 협상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조업 협력이 주요 거래 조건으로 등장했다.
왜 조선업인가?
미국은 오랫동안 자국 조선 산업의 쇠퇴를 겪어왔다.
그 결과 군함, LNG 운반선, 해양 플랜트 등 전략적 선박 대부분을 해외 조선소에 의존해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조선업 부활을 통해 자국 안보와 공급망 자립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핵심 파트너로 지목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건조 역량을 갖춘 한국 조선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은 기술 이전, 설비 투자, 일자리 창출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 한다.
한국의 대응과 전략
한국 정부와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조선소에 대규모 투자를 검토 중이며,
이 시설이 향후 미국 해군 함정 및 상업용 선박 수주를 함께 노리는 전략적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차원에서도 외교부, 산업부, 무역대표부 등 관계 부처가
미국 행정부와 지속적인 접촉을 이어가며 관세 면제 또는 인하와 맞바꿀 수 있는 산업 협력안을 조율 중이다.
여기에는 조선업 외에도 방산, 에너지,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위기인가, 기회인가? 한국 조선업의 기로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는 한국 조선업계에 양날의 검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시장과의 협력 확대라는 전략적 기회를 의미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이전과 경쟁 구도 변화라는 구조적 위기를 내포한다.
1. 기회 요인
(1) 미국 정부와의 전략적 제휴
한국 조선업체가 미국 정부의 산업 부활 전략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될 경우,이는 단순 수출 이상의 정책적 신뢰 확보로 이어진다.
특히 미 해군, 해안경비대 등 국가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이 열릴 수 있으며,
방산·조선 융합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2) 현지 시장 진출 및 고부가가치 수주 기회
미국 내 조선 수요는 군용뿐 아니라 LNG 운반선, 석유·가스 지원선, 해양플랜트 등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형성되어 있다.
한국 조선업이 보유한 기술력이 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현지 생산을 조건으로 한 수주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
(3)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전략과 부합
한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생산거점을 확보하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미국과의 FTA 기반 혜택, 관세 회피, 정치적 리스크 분산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 위기 요인
(1) 기술 유출 및 독자 경쟁자의 등장
미국 현지 조선소에 기술이 이전되거나, 설계·건조 노하우가 축적될 경우, 장기적으로 로컬 경쟁자가 육성될 가능성이 있다.특히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강화하는 흐름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협력 구조였다가 점진적 국산화로 전환될 리스크가 존재한다.
(2) 고비용 구조와 수익성 악화 가능성
미국 내 생산은 인건비, 자재비, 규제비용 측면에서 한국보다 비용 구조가 불리하다.이로 인해 초기 진입은 성공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특히 정부 보조금이 줄거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사업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3) 국내 조선 산업 기반 약화 우려
미국과의 협력을 위해 생산·설계 인력 및 설비가 일부 이전될 경우,국내 조선소의 고용 및 지역 경제 위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일부 기업이 미국 중심의 수주 전략을 강화하면서,
국내 중소 협력업체들의 수혜가 제한될 가능성도 지적된다.
3. 전략적 균형이 필요하다
결국 한국 조선업계는 이번 협상을 통해 단기적 수출 기회 확보와 장기적 산업 경쟁력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 기술이전 범위와 조건에 대한 명확한 제한 및 통제 장치
- 공동 R&D 및 상호 기술 공유가 아닌 일방적 이전 회피
- 미국 내 건조는 허용하되, 핵심 설계 및 엔지니어링은 한국 유지
- 국내 생산과 고용 유지에 대한 정부 정책 지원 병행
결론: 신중한 협상이 필요한 시점
한국은 현재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마지막 조율 단계에 돌입했다.
시간은 많지 않다.
2025년 8월 1일 관세 발효 전까지 미국이 요구하는 산업 협력 조건과
한국 산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글로벌 무역 질서를 재편하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선제적인 대응 전략이 향후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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