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명이 가입한 중국 연금 제도, 과연 지속 가능할까?

중국의 연금제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약 10억 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로 인해 이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중국 연금제도의 구조, 직면한 도전 과제, 정부의 대응 방안, 그리고 지속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중국 연금제도의 구조

중국의 연금제도는 다음과 같은 3단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1층: 기본 양로보험
  도시 근로자와 농촌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 연금으로, 국가가 운영하며 기업과 근로자가 공동으로 기여합니다. 도시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매월 급여의 일정 비율(기업 16%, 근로자 8%)을 보험금으로 납부하며, 농촌 지역은 보조금 형태의 참여가 이루어집니다.
• 2층: 기업 보충 양로보험
  기업이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추가 연금으로, 일부 대기업과 공기업에서 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본 연금만으로 부족한 노후 자금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업의 재정 상태와 고용 형태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 3층: 개인연금
  2022년 시범 도입 후, 2024년 12월 15일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된 자발적 개인연금 제도입니다. 개인이 자율적으로 연금을 적립하며, 연간 최대 12,000위안(약 1,650달러)을 납입할 수 있으며, 세제 혜택이 제공됩니다. 이는 국민의 노후 준비를 독려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입니다 (china-briefing.com)

2. 직면한 도전 과제

중국 연금제도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 고령화 가속화: 2023년 말 기준, 60세 이상 인구는 약 2억 9,7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1.1%를 차지합니다. 특히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의 증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의료·돌봄·연금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 기금 고갈 우려: 중국 사회과학원은 현재의 기금 운용 상태로는 2035년까지 도시 근로자 기본 연금 기금이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marketwatch.com). 투자 수익률이 낮고, 일부 지역은 적립된 기금이 부족해 중앙정부의 보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지역 간 격차: 동부 연안과 대도시 지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금 운용이 가능하지만, 서부 내륙 지역과 농촌은 참여율이 낮고 지급액도 낮아 연금 수령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경제 발전의 불균형이 제도에도 그대로 반영된 사례입니다.
• 청년층의 신뢰 하락: 최근 블룸버그는 일부 청년들이 연금제도의 미래에 대한 불신으로 연금 납부를 거부하거나 비공식 노동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bloomberg.com). 이는 장기적으로 연금 재정의 안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3. 정부의 대응 방안

중국 정부는 연금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개혁 조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법정 퇴직 연령 상향: 2025년부터 남성은 기존 60세에서 63세로, 여성은 직종에 따라 50세 또는 55세에서 55세 또는 58세로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금 수급 기간을 줄이고, 기여 기간을 늘려 재정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입니다 (reuters.com).
• 개인연금 제도 확대: 자발적 연금 참여를 늘리기 위해 전국적 시행과 세제 혜택 확대가 진행 중입니다. 금융기관을 통한 다양한 연금 상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앱을 통한 간편 가입 시스템도 도입되었습니다.
• 기여 기간 연장: 정부는 2030년까지 연금 수급 조건을 현행 15년 기여에서 20년 이상으로 변경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장기 납부자 중심의 구조로 전환하고자 하며, 수급 연령과 조건도 점진적으로 강화될 예정입니다.
• 기금 운용 다변화: 중국은 최근 연금 기금의 일부를 글로벌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민간 자산운용사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익률 제고와 리스크 분산을 위한 시도입니다.

4.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과제

중국 연금제도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 기금 재정의 안정성 확보: 수익률이 낮은 국채 중심 운용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자산 투자와 전문가 중심의 운용 전략 도입이 필요합니다.
• 비공식 노동자 참여 확대: 현재 농민공, 플랫폼 노동자 등 비공식 경제 종사자들은 연금제도에 거의 포함되지 않고 있어 포괄적 가입 확대가 중요합니다.
• 청년층 신뢰 회복: 연금의 장기적 신뢰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정책 설계와 정보 공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접근성 강화가 필요합니다.
• 지역 간 형평성 보장: 중앙정부가 농촌과 서부지역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인프라 투자를 늘려야 하며, 연금 수급액의 최소 보장 제도 도입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5. 결론

중국의 연금제도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약 10억 명이 참여하고 있지만 단순한 가입자 수만으로 제도의 건전성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고령화의 가속, 기금의 잠재적 고갈, 청년층 불신과 같은 문제는 장기적 시스템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다양한 제도 개혁과 정책을 통해 대응하고 있으나,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보다 투명한 운용, 포괄적 참여 확대, 지역 간 형평성 강화, 그리고 국민의 신뢰 회복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중국이 연금제도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단지 노후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경제의 구조적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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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China Expands Private Pension Scheme Nationwide Following Two-Year Pilot Program
• China to Raise Retirement Age, Starting in 2025
• The world's largest pension fund may be running dry
• China's Wobbly Economy Faces New Threat From Pensions Boycott